수기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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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시간>
난 독거노인이라 나이는 70살이고 내가 일하는 곳은 은하수초등학교이다. 다른 일자리에서 일하시는 분의 추천으로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수 있는 걸 알게 되어 참여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건강이 좋지 않고 불면증이 심하여 망설였다. 하지만 혹시나 몸을 움직이다 보면 잠을 자는데 도움도 되겠고 또 집에서 딱히 할 일 없이 TV만 보고 말을 점점 잃어가고 하는데 이 일이라도 하다 보면 활력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 도전을 해 보았다.
10시 50분까지 도착하여 옷 갈아입고 첫 번째 하는 일은 유리 창문의 창틀을 청소한다. 4명이 한 조인데 각자 나누어 함께 하다 보면 어렵지는 않다. 처음에는 그냥 하는 일이려니 했는데 어느 날부터 내 몸에 마음에 찌든 것들도 함께 닦아 내어 마음 청소를 한다.
두 번째 하는 일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 배식을 한다. 2명은 배식, 2명은 바닥의 물 닦기, 음식 떨어지는 것들을 살핀다. 가끔씩 고사리 손으로 들고 있는 식판이 위태로워 보여, 들어 주고 싶다. 또 식판을 바닥에 쏟기도 한다. 뒷정리는 우리 몫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해맑은 어린이의 귀엽고 재잘거림에 나도 잠시나마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며 즐겁다.
영양사 샘, 날마다 색다른 메뉴가 나오면 열심히 설명하시며 음식을 먹게하려 애쓰시는 모습, 조리사님들 모든 분들이 어린이들에게 높임말을 하는 것도 나이든 사람으로서 배울 점이다. 식판을 정리할 때 잘먹었습니다, 인사하는 유치원 샘들의 인삿말에 행복함은 보너스다.
세 번째로 하는 일은 학생들이 점심 식사가 끝나면 우리는 책상 정리, 떨어진 음식들 뒷정리를 한다.
이렇게 3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 먹는 점심 한 끼는 그야말로 꿀맛이라. 집에서는 밥에 찌개 하나 대충 먹었는데.. 밥 값 내고 먹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다. 그러다 보니 건강도 차츰차츰 회복되고 학교에 올 때 몸무게가 40kg이었는데 지금은 42kg으로 살이 쪘다. 돈도 벌고 밥도 먹고 학교가는 일이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계절도 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까지 오가면 변하는 풍경들을 보는 것 또한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다.
이렇게 올 한 해 활력을 찾게 해주신 노인 일자리를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느라 애쓰시는 영양사 샘, 조리사님들의 노고에 우리 어린이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서 이 나라의 풍요로운 재산이 되기를... 마지막으로 노인 일자리가 더욱 나아가 발전하기를 소망합니다.
나 자신에게도 수고했다, 잘했다, 박수를 보낸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