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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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밀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진주시 상대동에 살고 있는 70대 구자업입니다. |
일흔 중반을 살면서 시련과 고비도 많았습니다. |
30년간 중소기업인 식품공장에서 근무하면서 편안 할 날이 없었으며 제품을 만들면 |
그것이 아무탈없이 지나가야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
늘 빠듯한 봉급이지만 아내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자식 셋을 대학까지 공부시켰습니다. |
애들 뒷바라지가 끝나고 이제 좀 편하려니 생각했는데, 아내는 암선고를 받고 20년 |
전 저 세상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
그래도 살아가기 위해 아내의 몫, 빈자리까지 채우면서 지금껏 혼자 힘들게 버텨왔습니다. |
정말 산다는 것이 녹녹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지금껏 혼자 생활하다보니 갑갑하고 답답하기도 하였습니다. |
3년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던 중 이웃의 친구가 서부 시니어 클럽 |
에서 일자리가 있을 수 있다고 추천을 해줘서 서류를 넣었는데, 2020년 8월 20일 |
교육을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
코로나시국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
3일간 교육을 받고 실내공기질관리 사업을 맡아 하대어린이집과 복지어린이집에 꽃 |
나무 관리하는 일을 2인 1조로 하게 되었습니다. |
일을 하다 보니 의문이 생기고 제가 개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생겼 습니다. |
추운 겨울에는 근로를 쉬기 때문에 관리하는 꽃나무들이 추위에 얼어서 고사한 일 |
이 많아 다음해 일하러 가면 고사하는 꽃나무는 서부 시니어 클럽에서 새로 구입하 |
여 교환을 하고 있었습니다. |
그런데 왜 꽃나무가 고사하는지 생각해보니, 어린이집에 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어 |
린이집에서 난방을 안 하기 때문에 꽃나무가 고사하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21년에는 하대어린이집이 리모델링을 한다고 다른 어린이집을 한 달간 빌려 이사 |
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꽃나무도 함께 이사를 했습니다. |
고팀장이 차를 가지고 와서 둘이서 이사를 하고 전기선을 설치하는데 다른 분들은 |
잘 몰라서 제가 집에서 공구함과 전기선을 가지고 와서 설치하고 연결을 완성하였 |
습니다. 마음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
한 달 후에 다시 하대어린이집 리모델링이 끝나서 원래 자리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
그때에도 공구함과 전기선을 가지고 와서 설치와 이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
다행히 어린이집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고 고맙게 생각해줘서 저 |
또한 기뻤습니다. |
나이가 들고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었는데, 나도 뭔가 도움이 되는 |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
2인 1조로 같이 근무하는 안여사와도 사이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
평소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기 때문에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
들고, 내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되니 어찌나 즐겁고 기쁜지 하루하루가 즐겁고 근 |
무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
하대어린이집에서 원장님이 아이들과 사진도 같이 찍어 주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
아이들이 친손주같이 느껴지고 마음이 절로 갑니다. |
어린이집 원장님으로부터 해마다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슬픈 소식을 듣고 |
원장님이 이웃에 아이들을 소개하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
아이들이 줄어드니 나라의 앞날이 어찌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
뭔가 정부차원에서 획기적인 육아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친구들을 설득하여 진주경상국립대학교 병원에 같이 가서 연명치료중단 서약서와 |
장기기증 서약서에 사인을 하여 신청을 같이 하였습니다. |
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안합니다. |
2022년 10월부터는 민들레 어린이집을 한군데 더 추가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
새로운 민들레 어린이집 원장님도 반갑게 맞아 주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지금은 큰 딸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건강에 무리가 없는 한 현재의 행복한 활 |
동이 지속되면 삶의 큰 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