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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성종석-실내공기질관리 [2022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최우수상]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2-12-12 15:18:49 | 조회수 : 334

                                    <출  근  길>


할아버지 아침일찍 어디가세요?”

, 할아버지 출근 한단다.”

회사 나가세요?”

아니 날 기다리는 애들이 많아, 할아버지 다녀올게

손주녀석에게 자랑이라도 하 듯 신나게 출근길에 나선다.

 

직장생활 35년 정말 부단히도 열심히 걸어왔다.

생각하니 너무나 행복한 길이었는데 그땐 그 행복을 모르고 힘들다는 탓으로만 불편했었다.

어느듯 세월이 흘러 정년이란 훈장을 가슴에 달고 가족 친구 동료들의 축하속에 인생의 결실을 수확할땐 가슴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온세상이 내것인냥 느껴 졌었다.

 

그렇게 퇴직후 몇 년을 너무도 자유롭게 시간의 얽매임 없이 누구의 간섭도 없이 출근없는 해방감으로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구나 착각하고

소일할 때 즈음. 언제부터인지 무료함과 우울감, 존재감의 상실등 마음의 스트레스가 쌓여만 갔다.

또한 신체적 나약함과 조금씩 옥죄는 정신적 불안감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마음의 병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봄

우연히 진주 시니어클럽을 찾았고 노인일자리 실내공기질관리라는 다소 생경하지만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의 일자리가 주어졌다. 과거 넥타이에 양복차림이 아니라 청바지에 작업복으로 변했지만 상쾌한 아침공기를 맞으며 출근길에 나설땐 지난 직장생활의 출근길과는 사뭇 다는 새로운 인생의 출근길이 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어린이집 세곳에 설치된 실내수직정원의 푸르름을 맞이 할때면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생기곤 한다.

 

이파리 한잎 한잎 정성스레 먼지를 닦노라면 손주녀석 고사리손 씻길때의 소중한 느낌으로 와 닿고 분무기 물 뿌릴때면 물총으로 장난치며 신나게 놀아주던 동심의 기분으로 돌아가고 벽면 층층이 물내리면 가뭄 끝에 단비처럼 그 촉촉함이 말할수 없는 풍요로움으로 스며든다.

 

그렇게 즐거운일 마칠때면 나란히 줄지어선 포기마다 고맙다고 인사하듯 방긋방긋 웃음이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과 어울려 더욱 아름답고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난다, 또한 다행스러운 것은 보람된 일에서 마음의 병이 사라지고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다가와 예전의 건장을 다시 찾게 되었다.

 

비록 한달에 몇 번의 적은 만남이지만

늘상 새롭게 느껴지고 정해진 일정과 규칙속의 자유로움이 나의 삶과 행복 그 자체가 되었다.

 

아버지 하시는 일이 그렇게 즐거우세요! 왕복 기름값이나 되겠어요?”

아들놈이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는 듯 한마디 툭 던진다.

 

흐흐 아들아 넌 아직 몰라, 출근길의 행복을 ...

수입과 지출은 등식으로 설명이 안돼혼자 중얼거린다.

 

그렇게 또 내일의 출근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