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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당선작] 카페 Re_봄(서부도서관) 박금희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1-11-17 10:54:12 | 조회수 : 1052


인생2막, 행복한 반란! 같이 해보실래요?

 

따뜻한 가을 햇살 좋은 오늘 비대면 교육이 있어, 취업 이후 처음으로 동료들을 센터에서 볼 수 있었다.

 

비록 다 같이 모이진 못했지만, 잠깐의 만남이 아쉬워 우리의 일터인 도서관으로 자릴 옮겨 향긋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햇살 좋은 야외 벤치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일할 때마다 맡는 커피 향이지만 오늘따라 더 상큼하게 다가온다.
누구의 아내로 엄마로 이젠 4손주의 할미로 수십 년을 살아왔지만, 지금 우린 금희야!!!”, “언니야~~”라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로의 호칭을 부르고 불러 줌에 서로 간의 정이 돈독해짐은 물로 자신의 존재감이 있어 좋다.
취업과 동시에 내 이름도 깊게 감춰둔 서랍장서 꺼내어진 느낌이다

 

난 평소에도 주위 친구나 이웃들과 차 한잔 나누고 특히 내가 내린 커피로 향을 나눌 때 참으로 행복하다
차를 마시며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하기엔 차 한잔 서로 나누는 것만큼 더 좋은 것이 있으랴.

 

내친김에 바리스타라는 자격증에도 도전해 보았다.
조금은 힘들었지만 커피머신을 만지고 여러 가지 커피를 만들어 낼 때 난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따낸 자격증이었지만 막상 큰 의미 없이 단지 종이쪽지로 장롱 한쪽에 자리 잡아두었다.

어느덧 내 나이 60 언저리가 다 되어 감에 자신에 대한 회의(懷疑)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점점 나라는 개체는 더 희미해지고, 아이들은 내 곁을 떠나 정신적물질적 독립을 해서 서로의 짝 찾아 둥지를 떠나니, 엄마의 존재는 희미해져 가고, 무료함과 시간적 여유만 남아 여기저기 몸도 아파오는 듯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 언니들은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볼 때 60대가 가장 인생의 황금기였다고들 한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안정되고 연륜도 쌓이니 맘껏 즐기고 여행도 많이 다녀라고한다.
하지만 나의 황금 같은 60대 초반은 세계적 팬데믹이라는 코로나로 2년 넘게 훌쩍 의미 없이 흘려보냈다.
남은 60대가 더 절실할 즈음 난 서부 시니어센터실버 일자리 중 도서관 카페 리봄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무엇보다도 노인 행복 추구라는 취지가 너무 맘에 와닿았다.
비슷한 나이대 친구도 만들고다 같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감성을 서로 나눌 수 있는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맞춤 일자리였다.
눈뜨면 나에게도 일주일의 스케쥴이 생겼다.
또 일터인 내 직장은 좋아하는 커피 향으로 나를 설레게 하고, 오늘은 어떤 일을 해낼지라는 성취감으로 기대 부풀어 출퇴근한다.
정말 내 인생에서 지금의 직장 리봄 카페는 나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런 행복을 나와 비슷한 나이의 실버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같이 일하며 행복을 공유하고 싶어진다.

이젠 더 길어진 노년의 인생을 향기롭고 따사하게 리봄과 같이 가자고~~~”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