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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당선작] 카페 Re_봄(지식산업센터) 조정선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1-11-17 11:02:21 | 조회수 : 854


인생의 가을에서 다시 봄으로......

Re_..

어느덧 가을의 나이에 접어든 나는 풍성했던 나뭇잎이 하나 둘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으리라 생각 했었다.

그런 나에게 또 다른 봄이 돌아왔다!

아직도 뾰족뾰족 새싹을 틔울 수 있다는 작은 자신감도 생겼다.

삶의 중심에서 한 발자국 멀어지고 점차 생활의 무료함을 느낄즈음 친구의 소개로 진주서부시니어클럽을 알게 되었다

시니어라는 말에 처음에는 머리가 희끗한 나이 많은 분들만 일하는 곳으로 생각했었다.

60세가 훌쩍 넘은 내 나이는 전혀 생각지 않고 말이다.

친구의 응원으로 용기내어 진주서부시니어클럽에 참여신청을 마치고, 2개월 여만에 추가 선발자로 혹시 일을 하실 수 있는지 하고 연락이 왔다
실버 바리스타!!!
내 평생 커피는 즐기지 않았던 나에게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생긴 것이다.

 

발음조차 낯설었던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다.

그라인더로 간 원두를 포터필터에 담아서 탬핑을 하고 머신기에 추출하는 28~29. 핫컵에 뜨거운 물을 담기까지 떨리고 떨렸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아이스컵에 얼음 8개를 넣고 냉수로 채우고..

모처럼 주말이라 집에 온 딸래미를 뒷전으로 하고 볼펜으로 눌러 쓴 레시피 종이를 들고선 블루베리 요거트 프레도는 얼음11, 우유 100g, 냉동블루베리 50g, 30g, 요거트파우더20g.......”을 주문처럼 계속 외우고 또 외웠다.

그리고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대뽀 정신으로 나간 첫 출근!!!

입으로 중얼중얼 외웠던 레시피가 손으로 옮겨지기까지 왜 이리 오래 걸리는지,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툰 상태에서 첫 주문이 들어왔고... 주문을 입력하는 포스기에는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헬리콥터 돌리듯 찾아야 했던 순간들.
어려운 메뉴가 들어오면 등에 땀 났슈!! 남들 모르게!!
처음 사용하는 용어에 뭐가 뭔지도 모르고 간장한 4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옛날엔 다방에서 따신 커피, 냉커피 했잖아? 뭐 핫아메리카노, 아이스아메리카노. 혀 꼬여요 정말!!!”

처음 한달 동안은 30여가지가 넘는 레시피를 머리에 담는 것도 벅찼다.

짝꿍 동료한테 쪽 안팔리게 나만의 암기 방법을 총동원해서 공부를 한게 얼마만의 일이었던가!
동료들한테 시니어클럽 직원들에게 무엇보다 우리 가족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서 멈췄던 내 머리가 가동 되는 듯했다.

진저라떼에 우유량을 잘못 넣어 실수 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빨개질 기억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나에겐 자신감 있는 하나의 레시피가 되어 버렸다.

 

아내, 엄마, 할매의 이름말고 바리스타라는 이름으로 일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이렇듯 배워 간다는 것은 또 다른 나로 다듬어 가는 것 같다

일자리사업에 참여 하면서 생활이 윤택해 지는 것이 아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나 자신이 반질반질 해저 가는거 같아 진짜진짜 신난다!
보라!

이제는 사랑스런 손주 놈 용돈을 두둑히 줄 수 있는 반질반질한 할매가 아닌가?

월급날 영감에게 솥뚜껑 삼결살에 쐬주 한 잔 살수 있는 반질반질한 할멈이 되니 않았는가?

할망구 번돈으로 먹는 쐬주맛이 와이리 좋노!” 영감의 그 말에 목젓이 보이게 웃어도 보는 내가 되었다

이리 신나는 기운이 나를 아는 모든이들에게도 전해 졌으리라 믿어 본다.

짝꿍으로 인연 맺은 동료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 인생의 가을이 아니고봄이 된듯함으로 자신감이 폭폭 치솟는다.


날마다 맞이하는 설레임의 오늘 오늘.

하는 일이 신나서 아싸!!

컨디션도 인생도 내것은 내가 책임지며, 오늘도 긍정의 씨앗 콕~~~~ 심고 출발!

인생의 멘토들로 가득한 Re_cafe에서 치유의 봄을 보낸다.

관장님, 팀장님, 매니저님, 봄처녀님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레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