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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당선작]주정차계도 최용수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1-11-19 16:42:50 | 조회수 :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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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차계도 최용수


'제복의 힘'

벌써 10월 초, 엊그제 만물이 소생하던 봄이더니 어느 새 만산홍엽의 계절이 왔다.

이제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겨울의 문턱이 보일 때 쯤이면 늦가을이 들기러기 날개실어 강산에 찾아오고 호국사 풍경소리는 깊은 가을을 재촉하듯이 바람에 요란을 떤다.

간밤에 때 아닌 귀뚜라미 울음 소리에 잠 못 이룬 까닭은 오늘부터 노인 일자리 날이라 그랬는가 보다.

이제 마음 설레이는 오전 일과의 중요한 과제는 세탁해 놓은 모자와 제복을 베낭 속에 챙기고 잠시 만나지 못했던 동료들과의 좋은 덕담을 나누는 생각에 가슴 설레며 벽에 걸린 시계에 시선이 간다.

이제 오후 근무시간 조장으로부터 온도 체크를 받고 제복을 착용 근무지로 가면 지나는 행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선망의 눈초리로 보여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또한 제복을 입은 모습에서 나 자신이 스스로 준법 정신을 실천해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새삼 제복의 위대함을 절로 느낀다.

이래서 제복은 무언의 질서와 공공의 준법, 양득의 이면성을 가진다 생각하니 참으로 당연한 이치라 여겨져 제복의 중요한 중요한 의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한 단면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이 노인들에게 크나큰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과 맑은 정신을 가지게 일조를 하니 얼마나 좋은일인가 생각이 든다.

자칫 무료함에 나태하기 쉬운 나이에 즐거움을 주고 또 한편으론 의무를 부여함으로서 그 부여된 의무를 실행해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노인들에게는 만족감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어 이 제도는 계속 권장하고 싶은 마음이며 노인들의 일거리 창출을 착안하신 관계 기관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싶다.

또한 제복을 입고 사람들과 접촉하며 보내는 일과는 뿌듯함 그 자체임에 이 제도는 계속 연속되어 노인들의 정신세계를 맑고 건강하게 가질 수 있도록 소원하며 시니어클럽 관계자분들에게도 고마움을 보내며 과거 어릴 적 찢어지도록 가난에 맞서 싸웠던 우리들 위대한 어머님과 오늘에 사는 모든 어머님들에게 나의 졸작 시 한 편을 바치고 넋두리를 마무리 하고 싶다.


'위대한 어머님의 힘'

진종일

비탈 밭에서 일하고 돌아오신 어머님의 저녁 준비에는

처마 밑 실겅에 걸어 둔 볼 쌀 바구니 속

설 익은 보리밥 퍼다가 큰 방 솥에 안치면서

재작, 재작, 아궁이 불 지피는가.

머리에 동여 멘 무명 수건은 댕김이 허트러져

뒤로 처져 내려도 아랑곳 하지 않고

봉당 구석지기에 놓아 둔 된장 항아리에 저린 고추 꺼내어 상에 올리고

뜸새, 뜸새, 부뚜막에 둔 아침 밥그릇 설거지도 함께 하신다.


이윽고 어둠은 마을에 깔리고 한 집 두 집 지붕 사이로 연기가 오른다.

마루에 앉아 항상 모자라게 먹는 저녁 식사에는

가난에 찌든 어머님의 저항인가.

아버님 밥그릇 위로 올라온 꽁 보리밥 둘레에

쌀 네끼 덮어 씌운 서글픈 행동에

나는 슬퍼하기 보다 쌀밥에 대한 향수를 더 그리워 했다.

담 너머, 순이네 집인들 별 수야 있고,

건너 담 식이네 집인들 무슨 수가 있었겠나.

그래도 우리는 삼신 할멈이 내려 준 질긴 명줄을

생일날 아침 어머님이 손바닥 비비며 속삭인 말 들으며

한 번도 큰 병 치레를 하지도 않았다.


이제 나이 칠십이 훨씬 넘어

만사가 부족함이 없는 이 좋은 세상에 살면서

우린 언제 이런 풍족한 생활을 했고,

또 앞으로 얼마나 더 할것인가

되물음 할 때 쯤이면,

이미 때가 늦음이 아닌가 저의기 염려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