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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당선작] 유치원도우미 김명애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1-11-29 17:34:46 | 조회수 : 976

제목 : 내 인생의 엔돌핀

어느날 난 경노가 되었다.

취직이라는 난관에 봉착되면서 서류전형에서 밀려난다.

나름대로 IT를 접목하여 연암공대 인터넷남강교육장에서 강사로도 일해보고

취미생활로 사진을 배워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전국을 다니며 사진도 찍어

전시회도 수차례하고 스마트폰 교육강사로도 일하고

웰다잉 강사 자격증도 받고 여러방면으로 하고자 하는 의욕은 넘치는데

사회가 젊은 이들을 원한다.

여러 곳으로 발품을 팔다가

찾은 곳이 진주서부시니어클럽

이곳에 입문하여 유치원 도우미로 근무하게 되었다.


집에서 10여분 거리의 유치원

첫 출근하는 날은 설레기도 하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시집 간 딸아이가 나한테 신신당부하는 말이

"엄마 유치원가면 애기들한테 말 함부로 하면 안됩니다. 화내고 잘못한다 나무라지 마세요"라고 했다.

그러나 평소에 난 딸아이가 갖고 있는 교육방식이 우리 세대랑 달라 못마땅 했었다.

그렇기에 "내 알아 하마" 하고 나를 다독거리며 출근하였다.


하지만 그건 우리 딸아이의 기우였다.

모든 애기들이 작은 천사였다.

우리가  첫 출근 하는 날이 천사들의 첫 입학 후 등원하는 날이었다.

엄마 아빠의 손을 놓지 못하고 우는 아이들을 볼 때면 멀리 사는 우리 손주들 생각이 나서 짠하기도 했다.

이내 친구들과 적응하며 각자의 반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율동도 따라하고

선생님 가르침에 따라 움직이는 작은 천사들이 어여뻐 자꾸만 교실쪽으로 눈이 간다.


사회적 이슈로 알려진 학원 폭력행위는 도저히 이해 안되는 실상이다.

선생님들의 노고가 눈에 뛴다.

우는 아이를 끝까지 두 팔로 꼭 안아주고 등 뒤로 업고 달래는 모습이 작은 천사를 업은 또 한사람의 천사였기에

나도 모르게 "할머니 등에 업혀"라고 넌지시 말을 걸어보고

할머니 보고 싶다고 우는 아이를 정말 내 손주를 달래듯 토닥거리며 수업시간에 함께 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제 2의 엄마 아빠이자 할머니였다.

넓고 쾌적한 환경이 어우러진 으뜸유치원

이 나라 이 고장의 가장 으뜸인 교육산실이다.


아침 일찍 부모님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의 열 체크를 하며 "안녕하세요" 인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예쁜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텐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오는 모습은 정말 측은하다.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신 이 나라에 감사합니다.

인생 후반에 복이 많아 어여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를 친구들은 부러워한다.

지금은 모두 은퇴하여 할 일이 없다는 친구들 그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세상을 나오면 어디는 지금도 그대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고.


짧은 3시간의 보조활동이지만 참 보람된 일이다.

이제는 나이들어감을 실감하며 하루하루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아간다.

어서 빨리 코로나를 훌훌 떨쳐버리고

우리 모두 환한 얼굴로 웃으며

옛날처럼 손을 활짝 펴서 악수하는 날이 왔음 좋겠어요


그래서 칠순을 앞둔 나는 이쁜 꼬마천사들을 매일 보는 시간

이 시간이 나에게 행복이며 내 인생의 엔돌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