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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우수작] 유치원도우미 박군자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1-11-29 17:00:34 | 조회수 : 999

제목 : '사랑합니다'

오늘 산새소리반 아이들이 뛰어와서 품에 안기며 '사랑합니다'

맑은소리반 아이들도 '사랑합니다'

하늘소리반 아이들도 '사랑합니다'

갑자기 나에게 사랑하는 애인이 60명이나 생겼다.

날마다 사랑받고 사랑을 나누는 이곳은 천사들의 동산이다.

 참 어색한 표현이지만 지금까지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말을 해본적도 없는 나에게

'사랑합니다' 그 표현이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하였었는데 날마다 들으니

이제 들을수록 마음이 즐겁고 내 가슴에도 사랑이 무럭무럭 자라고 샘솟는 것 같아서 참 좋다.

그리고 나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다.


진주서부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서

유치원 도우미로 출근하게 된 3월 첫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유치원에 도착하여 현관에서 처음 만나는 유치원선생님으로부터 '사랑합니다'

다음 원장실에 들어가니 원장선생님도 '사랑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합니다'라고 하니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서 그 많은 사랑을 감당하기가 벅차서

어색하기까지 하였는데, 지금은 그 사랑이 자라 나에게 와서 어린이들에게 전하여지니

유치원 안이 사랑으로 가득하여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까지 국립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1999년부터 '전통다도와 예절'을 강의해봤고,

비봉루에서 예절 교육을 오랫동안 하였습니다.

2015년 3월부터 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한국 오성다도'를 전수하기위한 과정을

입문과정과 전문과정 강좌를 개설하여 5년 동안 강의하고 있었는데 2020년 가을학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하여 오성다도수업을 하기가 어려워져서 한 학기 쉬고 있었습니다.

2020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말에 친구들이 '진주서부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가는데

차 좀 태워달라고 해서 친구들을 태우고 갔다가 너도 등록을 해 보라고 권해서 별 생각 없이 등록 하게 되었다.

2월 어느날 진주서부시니어클럽 사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뜻밖에 3월부터 유치원으로 출근하라는 것이다.

그것도 친구들은 자격이 안되고 나만 통지를 받았다.


평생 처음으로 노동을 하는 일이지만, 신선한 어린이들과의 만남은 참으로 에너지가 넘친다.

왜냐면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저절로 웃음이 나고

'사랑합니다'를 잘하는 아이들이 고맙고 참 예쁘고 나도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선생님들을 도와서 장난감과 학습기구들을 닦고 정리정돈을 하면서 꿈나무들이 언제나 건강하기를 바라면서

위생적으로 깨끗이 닦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 보람도 느끼고 힘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즐거운 나날이다. 


한여름에는 유치원 운동장이 수영장으로 변신하여 모든 장비를 갖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안전요원을 늘여서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거웠고, 선생님들을 도우며 아이들의 몸을 닦아주면서

내 손자들을 닦아주는 마음으로 정성껏 보살피다보니 유치원 도우미로 일하러 오지 않았으면 이런 재미를 몰랐을 것을..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그 순간들이 참 행복하였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운동장 모래밭에서 삽으로 모래성을 쌓기도 하며 꿈나무들이 친구들과 그네도 타고 미끄럼도 타며

목청껏 친구이름을 부르며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참 잘 자라고 있구나 싶어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혼인하여 예쁜 아가들을 많이 낳아야 나라의 일꾼도 많이 자랄 수 있을 텐데

요즈음 젊은이들이 막상 혼인을 생각해보면 집문제, 교육비 등 가정을 꾸려 가는데 필요한 재정을 걱정하여 혼인을 기피하니

아이들이 태어나지를 못하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니! 나라의 살림을 맡은 분들이 이 점을 신중히 연구하고 미래를 고민해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특히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는 것을 유심히 보면 산새소리반, 맑은소리반, 하늘소리반 아이들이 차례로 장화를 신고 삽을 들고 선생님과 함께,

봄에는 오이, 호박, 수박, 참외, 토마토, 고추, 당근 등을 심더니, 물을 주고 가꾸어서 오이, 고추,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리니 그 오이와 토마토 당근으로

실습을 하기도 하고 오이를 따서 꾸러미로 만들어서 각자 집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눔을 직접 보고 배우고 다양한 식재료 탐색과 요리활동을 통해 

유아들의 오감발달을 도와줌으로써 신체가 튼튼해지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잘 자라고 있으니

오늘날의 실습이 아이들의 일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느꼈으며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출근하면 벌써 '사랑합니다'가 시작되고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을 나누는 이 곳이 천국이구나!

지금까지 80년을 살면서 이렇게 사랑ㅇ르 ㅁ낳이 받아 보기는 유치원 도우미로 출근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이니 올해는 내 일새에 사랑을 제일 많이 받아본 한해이며,

사랑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으로 몸소 실천하니 무겁던 마음이 밝아지고 아프던 다리도 오히려 가벼워진다.

젊음을 되찾아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치원으로 출근해서 마당부터 가만히 둘러보니 유치원 텃밭에는 지금도 무, 배추가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보호를 받으며 잘 자라고 있고,

우리의 꿈나무들 산새소리반, 맑은소리반, 하늘소리반 교실에서는 힘차게 외치는 영어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소리, 동화 읽는 소리, 장구와 북치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두 시간을 움직이고 나서 쉬는 시간이 되면 냠냠이 선생님이 날마다 다른 메뉴로 간식을 챙겨주는데

어느 유명한 식당의 쉐프 못지않게 맛있게 해서 아이들과 같이 챙겨주는 간식시간이 참 즐겁다. 특히 그 누룽지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힘든 하루의 아침이더라도 항상 웃는 얼굴이게 하소서!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의 손을 잡았을 때 그 아이의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해 주소서!

노래 부른다면서 올망졸망 앉았을 때 한명, 한명 모두 두 눈을 맞추고 그 미소가 아이의 사랑을 배우는 힘이 되게 하소서!

아이가 오물오물 밥을 먹을 때 어떤 음식보다 더 좋은 영양분이 되어서 자라나는 나무의 밑거름 되도록 나의 손길이 좀 더 부드럽게 하소서!

나의 육신이 좀 고달파도 그냥 사랑으로 참아 넘길 수 있는 넓은 마음의 소유자가 되게 하소서!

무엇보다도 그 작은 어린 몸, 전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온화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돕는 사람 되게 하소서!

나 또한 아이들의 행동, 생각, 말로 인해 나를 일깨우는 삶 되게 하소서!


유치원 선생님들이 이렇게 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해 훌륭한 프로그램을 짜서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현실은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운영도 어려움이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이 아이들이 과학자, 농부, 예술가, 의사, 소방관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로 키워야 된다고 생각하면 귀한 우리들의 보배들이 잘 자라나기를 바라면서

자연환경을 더 깨끗이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손길이 바빠진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창의성을 표현해 봄으로서 예술에 눈을 뜨게 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 자연을 탐구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하기위해 계절마다 숲 체험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좁는 인지놀이를 경험하게 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 21세기를 리드할 창의적인 아이들, 더불어 함께하는 건전한 아이들로 성장하게 인도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건강하게 잘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아가면 우리나라가 세계의 미래학자들이 예언하는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에서 두 번째 강국으로 힘차게 성장할 것'이라고 하는 예언이 맞을 것 같다.

내가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하는 일이 곧 나라의 일꾼들을 건강하고 건전하게 자라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환경정리를 하는 팔에 힘이 솟는다.

오늘도 우리의 꿈나무들을 생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치원에 간다.

2021년 10월의 마지막 날. 햇갈 가득한 봉은재에서.

진주서부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센터 유치원 도우미 박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