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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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환경관리 강 영 진
저는 지금껏 인생에서 많은 일들을 거치면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운과 기회가 잘 따라주지 않아 하던 일에 실패도 하고 시기가 지난 잘못된 투자를 하는 등 어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귀한 인연들의 도움으로 고난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힘과 용기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정년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다니던 직장에서도 정년이 지나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맡은 일도 성실히 잘 해왔고 문제도 일으킨 적이 없지만 고령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정든 직장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본인은 일을 더 할 수 있지만 사회적 인식의 문제라던지 본인의 생각에도 나이 때문에 스스로가 위축되는 느낌 또한 없지 않았습니다.
혹시 직장에 피해를 줄까봐 염려스러운 부분도 당연히 있었고요.
하지만 마지막 직장을 그만두었던 그때의 서운함과 아쉬운 마음은 지금도 가슴 한쪽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우울한 마음에 살아온 삶을 돌아보니 지금껏 크게 이루어 놓은 것이 없이 허무하게 나이만 먹은 것 같고
힘든 일은 하지도 못해서 갖은 생활고를 겪는 어려운 상황이 눈앞에 다가오고만 있었습니다.
고달프고 무료한, 정말 사막을 걷는것과 같은 그러한 의미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일을 할때는 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막상 일자리를 더 이상 구할 수조차 없게되니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사무치게 깨달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마치 뜨거운 사막에서 죽을 것 같이 힘든 환경속에서 푸르른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희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진주 서부 시니어클럽에서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일을 할수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의 기회를 준다니!
그 소식을 들은것만으로도 저는 기쁨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뻔 했습니다.
아직 정해진것도 아닌데 제가 당장이라도 내일부터 활동에 참여할수있는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가족들도 일하러나가 아무도 없는 적막한 집에서 혼자 낮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도 들었고,
단순하고 무료하게 단지 시간을흘려보내는 일상에서 벗어나 일하는 보람을 느낄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수 있는 활동을 할수 있게 된다면
정말로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무나 할수 있는것일까? 내가 신청 자격은 되는것일까? 이런 생각들도 잠시 들었고 걱정도 되었지만
다행히 주변에 사업에 대해 알고 계시는분이 있어서 친절하게 설명도 듣게 되고 신청 과정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신청하는 과정은 처음해 보는것이라 다소 낯설긴 하였지만
그토록 간절히 바래왔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지금도 기쁘고 보람찬 마음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러 동료들을 만나면서 친구도 사귀게 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하루가 훌쩍 지나버리고는 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뭔가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고 뿌듯한 기분도 느낍니다.
어찌보면 사회에 간접적으로 봉사하는 일이라고 생각도 들어서 맡은일에 더 신경써서 일하기도 합니다.
노후생활이 풍족 하다면야 더없이 좋겠으나 대부분의 노년층들은 그렇지 못한 듯 합니다.
그래도 이런 활동을 통해서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고 생활에 활기도 차오르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활동에 참여하여 생활에 보탬이 됨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감사한 일입니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소외계층들에게, 축 처진 어깨로 집안에서만 지내던 노년층들에게 이렇듯이 귀한 기회를 주시고
살아가는 데에 다시금 큰 힘을 주신 진주 서부 시니어클럽 강미옥 관장님 이하 직원 여러분과 진주시 사회복지 협의회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서부시니어클럽 시설환경관리단 강 영 진
202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