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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2021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수기 공모 출품작] 어린이집도우미 김양순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1-12-14 11:01:38 | 조회수 : 1006



나는 할머니 선생님이다.”

 

                                                                                                어린이집도우미  김양순

 


할머니 선생님시니어 활동을 하며, 나에게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할머니 선생님’, ‘할머니 선생님조그만한 아이들이,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그렇게 불러준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시간 맞추어 출근이라는 걸 하고, 내일이 있고,

손자들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 할머니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곳이 있다.

 

꼬물꼬물 아이들을 보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내 아이들이 저렇게 이뻤을까?

우리 손자손녀도 이쁘지만 매일 볼 수 없는 서운함이 있었는데,

출근하는 순간 그런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진다.

 

기어다니던 아이가 아장아장 걷는걸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쉬하고는 바지를 못올려 엉덩이 반쯤 걸치고 할머니선생님, 안돼요.”하는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못느끼게 된다.

 

무료한 일상일때는 느끼지 못했던 생기가 내 온몸에서 돌고 있음을 느낀다.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새로운 문물을 접할 때면 세상 좋아졌네를 연발하게 된다.

가끔 자식들이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어보긴 했지만,

내가 만들어 볼꺼라고 생각을 못했다.

혼자 있다 보니 음식을 만들 일도 먹고 싶지도 않았는데,

이쁜 아이들에게 주려고 내가 음식을 만들면서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이 생각나기도 해,

잊고 있었던 도전 의식이 올라오기도 한다.

 

코로나 단계가 올라가 친구도 못만나고 출근도 못하고 있을 때는 하루가 정말 질했다.

어찌나 시간이 안가던지....

하루 종일 집안에는 TV를 보다 창밖을 보다 한숨 한번 쉬어보고,

이놈의 코로나가 사람 잡네 하며 친구와 수다도 잠깐 또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하루가 지나는 일상이였다. “빨리 출근하고 싶다.”

 

나이 들면 돈 쓸 일 없다는 거짓말을 누가 한건지 나이가 들어도 몰래 몰래 돈 쓸일도 있고

자식들한테 큰소리 치며 한턱 쏠 일도 생겨지는데,

이럴 때 내 월급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내 나이에 직장에서 받아주는 곳일 있을까?

내가 어디 가서 매달 월급이라는걸 받겠는가?

이런 생각이 머물때면 다시금 느낀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내가 번 내 돈으로 가끔씩 큰소리 칠 수도 있는 일상은 재미있고 신이 난다.

무료하던 일상에 활력소인 곳으로 나를 당당하게 만드는 월급이 나오는 곳으로

나는 오늘도 출근을 한다.

 

할머니 선생님으로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불려지고 싶다.